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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폭음’ 실험한 39세 영국 여성, 한 달 새 50대 피부로

文敬壽 2008. 11. 16. 12:37

‘매일 폭음’ 실험한 39세 영국 여성, 한 달 새 50대 피부로



2005년 다큐멘터리 제작자이자 세 자녀의 어머니인 영국의 니키 테일러(39)라는 여성은 매주 5일씩 한 달 동안 폭음하는 실험을 자청한다. 과도한 음주를 경고한다는 취지였다. 평소 주량이 와인 2잔이었던 테일러가 한 달 동안 마신 각종 술은 작은 와인 잔으로 총 516잔. 매일 맥주 5000cc씩 마신 정도의 알코올 양이다. 의사조차 말렸던 그 무모한 실험 결과 테일러의 체지방은 한 달 새 37.4%에서 38.9%로 늘었고 체중은 3㎏ 증가했다. 특히 피부는 50대 여성의 것이 돼 있었다. 또 극심한 피로감과 우울증이 생긴 건 물론이고, 약속과 사람 이름을 까먹는 등 도저히 정상적인 업무를 할 수 없었다. 간신히 실험을 끝낸 테일러는 “매일 죽음을 맛보는 듯한, 다시는 하고 싶지 않은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그의 실험 과정은 BBC방송을 통해 방영되기도 했다.

술은 과연 인체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 걸까. 몸속에 들어온 알코올은 위와 소장·대장을 통해 흡수되고, 다시 혈류를 통해 뇌와 간을 포함한 신체의 각 조직으로 퍼져 나간다. 간에 운반된 알코올은 90%가 이곳에서 적당히 처리된다. 나머지 알코올은 혈중에 남아 있다가 호흡이나 소변을 통해 몸 밖으로 빠져 나온다.

이 과정에서 술에 처음 ‘데는’ 곳이 구강과 식도다. 알코올 도수가 비교적 낮은 맥주나 와인 정도는 괜찮겠지만 소주·위스키·고량주 등을 물에 희석하지 않고 그대로 마시면 구강 점막이나 식도를 싸고 있는 표피층에 강한 자극을 주고, 심하면 염증을 유발한다. 독주를 많이 마시면 구강암과 식도암에 걸릴 위험이 높아지는 이유다.

또 지속적인 과음은 위에도 강한 자극을 준다. 한국인을 비롯한 동양인의 75%는 위염 또는 위궤양을 일으킨다고 알려진 헬리코박터균을 가지고 있다. 이런 헬리코박터균을 갖고 있는 사람이 술을 많이 마시면 위염이나 위궤양의 진행 속도도 훨씬 빨라지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알코올이 가장 문제를 일으키는 곳은 간이다. 술을 자주, 또 많이 마시면 거의 100% 알코올성 지방간이 생긴다. 이는 간경화나 간암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다. 실제 간경화증의 45% 정도는 음주에 기인한다는 보고도 있다.

간 기능이 약화되면, 췌장의 분해효소 분비를 적당히 억제하지 못해 췌장염을 일으킨다. 췌장 기능이 고장 나면 인슐린의 분비 기능도 감퇴해 당뇨병을 유발한다.

알코올에 의해 치명적인 손상을 입는 부위 중 하나는 뇌다. 알코올 의존자의 뇌를 단층 촬영해 보면 기억을 관장하는 해마라는 부분이 찌그러져 있다. 이는 단기 기억장애를 일으키거나 술을 마시면 ‘필름이 끊기는’ 블랙아웃 현상을 초래한다. 블랙아웃이 반복될 경우 뇌가 쪼그라들면서 뇌 중앙에 비어 있는 공간인 뇌실이 넓어지고, 이 상태가 계속되면 알코올성 치매가 된다. 이는 노인성 치매와 달리 감정을 조절하는 전두엽 쪽에서 먼저 시작되기 때문에 화를 잘 내고 폭력적이 되는 등 충동 조절이 되지 않는 특징을 보인다.

대체로 여성은 알코올 분해 효소가 남성보다 적게 분비된다. 같은 양의 술을 먹어도 더 치명적일 수 있다는 얘기다. 또 여성의 지속적인 음주는 생리불순이나 무월경 증상을 일으킬 수 있고, 난소의 크기를 줄여 불임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도움말=대한보건협회 방형애 기획실장.
다사랑병원 전용준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