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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사 군수참모차장 시아버지한테 물려받았죠"

文敬壽 2012. 2. 19. 21:44

"연합사 군수참모차장 시아버지한테 물려받았죠"

주한미군 세번째 여성 장성 에이킨 준장 한국과 각별한 인연

"군 생활 30년 동안 한국 근무는 세 번째에요. 시아버지의 유산을 기리려고 이번에도 한국 근무를 자원했죠. 전세계 곳곳에서 군 생활을 했지만 한국에서의 생활이 가장 흥분돼요."

19일 서울 용산 미군기지 집무실에서 만난 로빈 B.에이킨 (Robin B. Akin) 미 육군 준장(52ㆍ여)의 얼굴과 목소리에 자부심이 묻어났다. '군대 이야기'라면 언제라도 즐겁다는 듯 들뜬 모습이었다.

군수지원을 책임지는 한미연합사 군수참모차장으로 지난 7월부터 재직 중인 에이킨 준장은 1985년 같은 자리를 지낸 조지 H. 에이킨(George H.Akin) 예비역 소장의 며느리이자 주한미군에 부임한 세 번째 여성 장성이다.

1984년 중위 시절 처음 한국에 온 그는 대구 캠프워커에서 소대장으로 10개월간 근무한 뒤 대위 때 다시 한국을 찾았고, 모두 2년 8개월간 주한미군으로 근무했다.

그는 "1980년대 한국은 좋은 점도, 나쁜 점도 있었지만 이제는 100% 좋은 점만 있다"면서 "양국 간 공조도 훌륭하고 한국군의 기량 역시 몰라보게 발전했다"고 말했다.

 
그의 집안은 미국에서도 '군 명문가'로 통한다. 남편의 할아버지는 제2차 세계대전 때 미 육군 부사관으로 주요 작전에 참가했고, 아버지는 주한 2사단 군수참모부장과 한미연합사 군수참모차장을 지냈다. 남편은 예비역 육군 대령, 아들은 현재 미 육군사관생도다.

이들 4명은 모두 '조지 에이킨'이라는 이름을 쓴다. 군인으로서의 명예를 그대로 물려주고자 하는 뜻이란다. 이밖에 사촌과 조카들 중에도 직업 군인이 꽤 된다.

그 역시 천생 군인이다. 그는 "테네시 작은 시골마을에서 태어나 대학에 입학, 처음에는 넓은 캠퍼스와 자유로운 분위기가 좋았는데 싫증이 났고 '반듯한' 학군장교(ROTC) 생활이 눈에 들어왔다"면서 "변호사였던 꿈은 군인으로 바뀌었고 이후 뒤도 한번 돌아보지 않고 군인의 길을 걸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8월 대령으로 예편한 남편은 "남은 생을 함께 즐기자"며 전역을 제안했지만 그는 "군 생활이 더 즐겁다"며 단호히 거절했다. 부인을 따라 한국으로 온 남편은 주말이면 함께 서울 나들이를 즐긴다.

마냥 즐거웠던 것만은 아니다. 그는 "미군 전체 인원 중 장성에 오르는 이는 3%에 불과하고 여성 장성은 손에 꼽을 정도"라면서 "나 역시 출산 한달 반 뒤 갓난아이를 떼어놓고 이라크 전쟁으로 떠나야했다"면서 그간의 고생을 전하기도 했다.

당시 아이 셋의 엄마였던 시누이는 올케를 대신해 두 아이까지 맡아 길러줬다. 이 역시 에이킨 집안이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마지막으로 한국에서 지내는 동안 바라는 게 무엇인지 물었더니 "평화"라는 답이 돌아왔다.

그는 "북한 불확실성이 너무 크다며 가족들을 데리고 오지 않았던 시아버지와 달리 지금 나는 주저없이 남편과 함께 올 정도로 상황이 나아졌다"면서 "북한 새 지도자의 등장이 평화를 가져오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연합뉴스)